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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욕심보다 필요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4.05.23 조회수 : 636

[2024. 05. 23.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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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새로운 것, 더 좋은 것에 눈과 마음이 자꾸 쏠려서 참느라 또 애쓰고 있다. 돈과 지식과 옷가지들과 취미 용품들이 그렇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던 철인3종 취미(?)는 말 그대로 개미지옥이다. 사고 사고 또 사도 늘 사고 싶은(그때는 사야 한다고 믿는다) 것이 생기는 취미생활을 개미지옥이라 부른다. 그중에 특히 자전거가 최악이다. 처음에는 50만원도 비싸다고 느꼈는데, 십수 년이 지난 지금은 안장만 30~40만 원짜리가 눈에 들어올 지경이 됐다. 그러니 나머지 용품들이야 어떻겠는가? 가끔은 택배 상자를 열어 본 후에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있다.

 우리는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해서 직장을 잡은 조카의 연봉이 필자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업을 하는 지인이 필자보다 두 배 이상의 소득을 말할 때, 아무렇지 않으려고 표정과 마음을 관리하지만 즐겁지 않은 건 사실이다.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상대를 자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든다. 아직도 필요보다 욕심이 앞선다. 돈이 얼마나 많아야 걱정이 없는 것일까? 가정에서의 옷, 신발도 그렇다. 다행히 옷은 장인어른이 물려(?) 입으신다. 

 필자의 옷장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깨닫기도 전에(사실 없는 줄도 몰랐다) 장인어른이 입고 다니신다. 오늘 아침에 신발장을 열어보니 이제는 아내의 신발보다 필자의 신발이 더 많은 것 같다. 그 중엔 1년에 한 번도 신지 않은 신발도 여럿 있다. 소유를 줄이는 일, 갖고 싶은 것을 얻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누군가는 돈에, 누군가는 책, 또 누군가는 이성에 욕심을 부린다. 그리고 그 욕심 때문에 꼭 낭패를 본다. 그러면서도 그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욕심은 대상이 되는 물건이나 사람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채워졌어야 할 부모의 사랑과 실패에 대한 수용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늘 공허함을 느끼며 살게 되고, 무엇인가로 채우고자 하는 무의식이 이성보다 먼저, 그리고 크게 작용한다.

  특히, 돈은 독이 든 잔인 줄 알면서도 마시고 싶어 한다. 돈 많은 재벌 3세들이 전혀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며칠 전, BBC 코리아에서 잊고 있었던 유명 가수의 버닝썬 사건을 유튜브를 통해 보도했다. 부족할 게 없을 것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부족함이 없을 때 어떻게 추악해져 가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다. 돈 걱정은 많아야 없는 게 아니라, 없어야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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