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성격보다 성품 | |
[2023. 11. 09.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틀리다’를 ‘다르다’로 이해하고 수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성격에는 차이가 있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격이 달라서 이해하기 어렵고 힘든 것은 있지만, 그 사람의 성격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흔히 케미(케미스트리, chemistry)가 좋다는 표현도 서로의 성격이 잘 맞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 케미는 성격이 비슷해야 잘 맞는 것일까, 아니면 달라야 좋은 것일까? MBTI의 E는 I와는 서로 반대 성향이니 친구 또는 결혼 상대로 좋지 않은 것일까? 여기에는 기질과 성격과 성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통 어떤 사람을 표현 또는 평가할 때 사용하는 단어는 성격이다. ‘저 사람은 성격이 참 좋아’, ‘저 과장은 성격이 이상해’, ‘우리는 성격이 안 맞아’라고 표현한다. 이혼의 이유 중 성격 차이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로 연애할 때는 나와 달라서 좋아 보였던 배우자의 성격이, 결혼 후에는 힘든 이유로 작용해서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성격이라는 단어에는 사실, 성품이 포함돼 있다. 기질(器質)은 타고난 성질을 뜻한다. 자란 환경이 같은 형제간에도 기질은 다르다. MBTI의 E(외향적)와 I(내향적)도 기질의 차이다. 성격(性格)은 출생 후 가정이나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개인의 심리체계이다. 예민하다, 조용하다, 활발하다, 느긋하다 등은 성격을 나타낸다. 활발한 사람 중에는 의외로 내향적 기질의 사람도 있다. 타인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나 활동적인 운동 선두 중에는 의외로 내향적인 사람도 많다. 이러한 기질과 성격이 통합되고 사회적 관념과 경험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성품(性品)이다. 같은 기질과 성격이라도 성품은 다양하다. 약자를 대하는 태도는 성품에 해당한다. 약속을 지키는 태도도 성품이다. 대인 관계에서는 기질과 성격 보다는 성품이 중요하다. 기질과 성격이 달라도 결혼 후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다. 필자도 아내와 성격이 많이 다르지만, 우리를 힘들게 했던 건 기질과 성격의 차이가 아니라, 그 다름을 받아주지 못하는 성품에 있었다. 어떤 기질과 성격도 완벽할 수는 없다. 타고난 기질과 성격이 가질 수밖에 없는 약점이나 단점을 교육과 끝없는 훈련을 통해 잘 다듬어 갈 때 성숙한 사람이 된다. 기질과 성격은 오히려 적당히 달라야 서로를 보완해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 즉 성품이다. 각자 건강한 성품의 사람이 됐을 때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어린 왕자’에는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인 둘이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건강한 성품의 서로 다른 둘이어야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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