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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모방의 결혼생활 새글핫이슈
작성자 : 서브관리자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작성일 : 2023.10.16 조회수 : 768

[2023. 10. 12.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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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려운 점이 있는지 듣고 난 후, 필자는 그들에게 질문한다. "당신 부모님의 관계는 행복하셨나요? 어린 시절 당신의 부모님과 같은 결혼생활을 꿈꾸며 자랐나요?"라고 물으면, 90% 이상은 아니라고 대답한다(사실 ‘그렇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기에). "그래서 당신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남편/아내의 탓이 아닙니다"라고 덧붙이면 처음엔 잘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은 행복하게 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나 동물은 싫든 좋든 본능적으로 자신의 부모를 모방한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부부간에 대화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시댁과 처갓집과는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 자녀의 교육과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따로 배우지 않았다. 

 아무리 싫고 미워도 나의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보고 자랐기에 나도 모르게 그것을 모방하여 생활할 수밖에 없다. 슬프고 아프지만, 필자도 그랬고 지금까지 만나본 모든 부부가 그랬다. 

 지금 40~60대 부부들은 어려서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지 못했다. 그들이 어린 시절에는 먹고 사는 것도 힘든 시대였기에 부부간의 사랑을 자녀에게까지 보여줄 여력이 없었다. 그저 생존을 위한 생활이었고 갈등이 있어도 서로 참거나 아니면 원시적인 폭력으로 해결했다. 그런 부모들 아래에서 자란 세대가 지금의 부모 세대인 것이다. 그들이 모방한 부모의 모습이 그게 전부였으니, 우리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 남편을 탓하기 전에 당신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봅시다." 남편의 탓인 줄 알았던 아내는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남편을 고치면 될 줄 알았는데, 내 부모의 탓이고 그걸 보고 자란 나에게 원인이 있다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남편보다 더 크고, 허물 수 없는 벽을 만났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이미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느냐며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벽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직면해야 한다. 그 과정이 어렵고 오래 걸리는 고난의 여정이다.

  결혼이 점점 줄어들고, 이혼과 재혼이 흔해지는 시대다. 출산율 걱정으로 젊은 세대들의 결혼과 출산에 많은 재정을 쏟지만, 그것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자녀들이 "나도 부모님처럼 아이 셋 낳고 살거에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않는다면 출산율 문제, 가정 문제, 청소년 문제, 그리고 사회적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제 돈으로 결혼과 출산을 독력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당장, 우리 부모세대가 자녀들에게 모방하고 싶은 결혼생활로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 자녀들도 행복할 수 없다. 사랑도, 결혼생활도 배워야 하는 기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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