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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힘 빼기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4.08.29 조회수 : 92

[2024. 08. 29.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칼럼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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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물을 먹기 일쑤였고, 물을 먹지 않으려고 몸에 힘을 주니 더 가라앉았다. 강사는 힘을 빼라고 소리치지만, 수영 초급자들은 물을 먹을까 두려워 몸에 잔뜩 힘을 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라앉는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힘 빼기다. 수영이든 달리기든 탁구든 모두 힘을 빼라고 한다. 힘을 빼라고 하는 건, 그만큼 초보자들이 힘을 빼기 어렵기 때문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빨리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운동뿐만이 아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람 관계에서도 우리는 힘 빼기가 어렵다. 그 결과, 운동에서는 자신만 힘들기만, 다른 분야에서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가정에서 부모가 잔뜩 힘을 주고 있다면, 그 자녀들은 불행해진다. 자녀의 모든 것에 간섭하고 지시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자녀는 나이가 어렸을 때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점점 자라면서 반항하거나 지나치게 순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이때 순응하면서 착한(?) 아이로 자란 사람들에게서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부모를 떠나 독립하게 될 때, 자기 주도권을 가지고 살아가지 못하게 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힘을 주는 상사도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게 힘을 주는 사람도 있다. 힘을 겉으로 드러나는 유형은 오히려 쉽다. 그런데, 후임 동료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처럼 하면서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사람도 꽤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 기관의 장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신의 방식대로 조직을 개편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조직을 이끌어 간다. 힘이 너무 들어가 있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가라앉게 돼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가든 지방정부든 가장 윗사람이 너무 힘을 주면 아래 직원들뿐만 아니라 국민과 지역 주민이 힘들어진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에 의해서만 조직이 좌지우지 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많은 기관장은 자신이 모든 것의 앞에 나서려고 한다. 그래서 당사자 이외에 다른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기관장이 바뀐 후, 그 조직은 엄청난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된다. 심지어 어떤 인사는 조직을 떠난 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본인은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힘을 빼야 하는 부분에는 글쓰기도 있다. 8년여 칼럼을 써 왔지만, 필자는 아직도 글에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어렵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힘을 빼야 한다. 내 주장이 옳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때로는 타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힘이 들어갈 요소는 글을 써온 시간에 상관없이 늘 위협적이다. 힘을 빼기 어렵다면, 잠시 쉬는 것도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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