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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그릇된 자식 사랑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3.03.16 조회수 : 1,122

[2023. 03. 02.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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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의 이슈는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의 낙마였다. 후보자 아들(A)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했는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친구들 간의 장난 수준을 넘어섰다. 그런데 A는 평소 학교 선생님이나 어른들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예의바르고 모범적이었다고 한다. 공부도 잘해서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랐을 터인데 왜 그랬을까?

 원인은 아버지의 어긋난 사랑이었다. 잘못을 시인하는 아들과는 달리, 법률가답게 법적 문제를 최대한 배제하려는 아버지 직업 정신이 문제였다. 나중에 문제가 될 만한 문구를 삭제하는 그릇된 자식사랑(?)이 과했던 것이다. 

 예전에는 가정이 불우하고, 생활이 어려운 환경에서 문제아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 경우도 있겠으나, 언론의 보도 행태가 사실을 왜곡했던 탓이 더 크다. 좋지 않은 가정환경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부러울 것 없는 좋은 가정에서도 문제아는 발생한다. 요즘처럼 자녀 중심적인 양육방식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자녀들에게서 학교폭력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받아주는 자유를 주고, 어느 정도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후에 규율과 규범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됐다. 오히려 반대로 해야 한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는 2~3살부터 하지 말아야 할 것, 해도 되는 것, 해야 할 것을 가르쳐야 한다. 자녀가 점점 자라면서 자율성을 증가시켜 주되, 잘못된 점은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맞벌이 부모들은 평소의 미안함을 모든 것을 수용하고 용납하는 것으로 탕감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녀의 잘못을 모른 척 지적하지 않거나, 그럴 수 있다고, 괜찮다고 넘어간다. 그런 부모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교수, 의사, 판검사 등)라면 자녀들은 잘못을 당연하고, 때로는 필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잘못된 행동과 태도를 제대로 지적하는 것이 자녀들을 성숙한 어른으로 키우는 방법이다. 스스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데도 무관심하거나 허용적이면, 자녀는 정서적으로 방치된 느낌을 받게 된다. 정서적 방치가 지속되면 심리적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사회적으로 허용된 수준 이상의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친구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한다든지,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한다든지,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 피해자 유족들 앞에서 조롱을 한다. 교수, 검사, 의사 등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성적으로 문란한 행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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