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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괴산 지진과 이태원 참사의 교훈과 시사점 새글핫이슈
기고자 : 정삼철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중부매일 게시일 : 2022.11.03 조회수 : 1,955

[2022. 11. 02. 발간]

 [중부매일 - 오피니언 - 외부칼럼 - 중부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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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충북 괴산에서는 29일 오전에 규모 3.5와 4.1 규모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충북도민은 물론 국민을 놀라게 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택의 벽이 갈라지고 유리가 깨지는 등 15건의 재산피해 신고가 있었다. 이로 인하여 그간에 안전지대로 생각하여 안심하면서 살아온 우리 충북과 괴산도 이제는 결코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날 밤에 서울 이태원에서는 외국의 영미권에서 유입된 핼러윈(Halloween Day) 축제를 즐기던 젊은 사람들이 좁은 내리막 골목길에서 한꺼번에 압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생겨나서 내외국인을 포함하여 약 300여 명에 달하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154명이 사망했고, 149명이 중경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이 중에는 외국인 사망자도 14개국에 26명이나 포함되어 있고, 10대 사망자도 6명이나 되며, 대부분 20대에서 30대 초반의 많은 젊은이들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그리고 신고센터에는 실종자를 찾는 신고 접수가 빗발치며 4,천여 건을 넘기고 있다.

정부와 대통령실은 빠른 사고수습을 위한 차원에서 다양한 조치 등을 취하면서 조기를 게양하고 이번 11월 5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예정되어 있던 모든 행사를 취소하도록 하고, 국가 대참사의 사고수습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간에 정치적인 갈등과 반목의 모습만을 보여오던 여야의 각 정당에서도 이번 사고수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하였다. 전국에서 모든 지역과 민간기업들도 예정되었던 각종 행사를 전면 취소하거나 잠정 연기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2022년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벗어나 모처럼 가을 정취와 분위기를 만끽하고, 해방구 같은 축제를 온전히 즐기려던 우리에게 지진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뜻하지 않게 생겨나선 아니 될 비극적 참변이 어처구니없게도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하여 온 국민을 슬프게 만들고,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고 말았다.

이같이 뜻하지 않았던 지진 발생이나 이태원 참사 사고는 평소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막대한 피해와 사상자가 생겨날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는 것들이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이와 같은 것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기보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고, 재난과 안전에 감각마저 무뎌져서 그저 '자신만 아니면' 되고 '설마'하는 안전불감증에 갇혀서 사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볼 문제이다.

기후변화나 지진 발생은 자연현상이긴 하나 인간들의 자연생태계 파괴와 무분별한 변형이 불러오는 대재앙이고,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들은 우리가 공동체성을 상실하여 사회적 질서와 상대에 대한 배려심을 잊고 무차별적인 행동으로 '자신 먼저' 혹은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을 보여준 참담한 결과이기도 하다. 행사추진 주체가 없는 자발적 축제이거나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비가 뒤따르지 않더라도 우리의 의식이 사회적 질서를 지키며 세심한 배려심 속에 참여하고, 성숙한 행동을 보였더라면 생겨나지 않았을 일이다. 우리가 보았던 철새인 찌르레기나 가창오리 떼는 수천수만 마리가 한꺼번에 날며 군무를 보여도 서로 충돌하는 법이 없으며, 리더 없이 수천 키로미터(㎞)의 장거리를 철새이동을 하면서도 단 한 마리도 낙오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는 이들이 한꺼번에 군무 행동을 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질서를 지키기 때문이고, 한 마리의 새가 앞장서 날아가다가 지치면 또 다른 새가 앞장서 서로 이끌어주도록 배려하기 때문에 모두 다 같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자연 속의 철새가 이러한데 우리의 행동과 모습은 지금 어떠한가. 한갓 미물로 여기는 자연이 시사해 주는 교훈을 우리는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지금은 원치 않는 일은 이미 발생하였고, 후속적인 수습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제 더 이상 구호나 선언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비책을 준비하고 모색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해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그것을 이해하고 그것이 던져주는 시사점을 우리 사회에 질서와 배려로 잘 반영하고 시스템으로 녹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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