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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갈길 바쁜 준공영제, 멀리보고 가야 새글핫이슈
기고자 : 원광희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북일보 게시일 : 2023.05.18 조회수 : 2,321

[2023. 05. 14. 발간]

 [충북일보 - 오피니언 -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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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 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참담함을 넘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점점 열악해지는 시내버스 운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활동한 입장에서 더욱 참담한 마음이다.

시내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보전금이 매년 급등함에도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준공영제,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 청주형 준공영제는 특·광역시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합의안 마련을 통해 우려와 기대 속에 출발하였다. 준공영제 합의안에는 '준공영제 시행 기간 동안 노선 운영 및 조정, 노선 신설, 노선 개편 권한을 시가 갖고 행사한다'라고 명시됐다. 또한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시내버스 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운송사별 임원 수와 직계가족의 참여까지도 제한하도록 조례와 이행항목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개선과 안전사고 저감을 위해 횟수에 따라 운전기사 아웃제 및 불친절 개선명령과 과징금제도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모든 시내버스 회사에는 표준회계시스템이 의무적으로 사용되고, 외부 회계감사도 실시하고 있다. 임원 인건비의 상한액은 운전직 평균 급여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으며, 이 밖에 증빙 없는 지출, 비업무용 비용 등은 원가 산정에서 제외하고, 합의한 ③항 재정투명성 확보를 위해 부정행위 2회 적발시 준공영제에서 제외하는 등 강력한 이행조건을 명문화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청주형 준공영제 시행을 백기투항 수준으로 공공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측하지 못했던 외부요인에 의해 경영의 어려움이 발생한 측면도 있지만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청주시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시내버스 재정지원은 준공영제 시행 전 2019년 221억 원, 2020년 325억 원에서 시행 후 2021년 516억 원, 2022년 660억 원, 금년은 720여억 원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부담금 경감을 위해 준공영제 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도 혜안을 마련해야 한다. 힘들다는 소리만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 재정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소리만 들린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당장의 이익에 집착해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청주형 준공영제는 협약체결을 위한 시의회 동의 절차 이행과 함께 노력해준 시민단체들이 지원 의지를 천명한 협약식도 체결한 바 있다. 큰 우려 속에 출범한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정착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보내왔던 시민들과 협약식에 참여했던 이행당사자들의 합의와 지원 의지를 왜곡하지 말기를 바라는 바이다.

청주형 준공영제 시행을 위해 법적 근거가 되는 조례도 제정하고, 청주형 준공영제라는 제도는 만들어졌지만, 우려했던 일들 특히, 시행과정에서 합의사항이 지속해서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는 없는 인건비를 공공기관 임금인상률과 연동한다는 조항과 조항에 수익금으로 책정하도록 명시된 광고비 등의 배분 과정에서 갈등이 수면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추진 합의 후, 2018년 대중교통활성화 추진협의회 구성 이후 17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합의한 사항을 1주기 3년도 지나지 않아 시점에서 끊임없이 수정을 요구하는 상황에 지원과 격려의 응원을 보내주었던 시민들과 협약식에 참여했던 시민사회단체에서 조차 이렇게 합의 정신이 깨지면 내년부터 이루어질 2주기 갱신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가 들린다. 운영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토로하면서도 정작, 어렵다는 외침 속에 지원금이 얼마나 더 들더라도 준공영제 추진협의회 각계 대표가 참여한 합의사항이 흔들리는 상황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매달 개최되는 운영위원회의 주요 안건이 당초 합의한 협의의 내용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안건이 지속해서 상정되는 상황을 당황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청주형 준공영제는 조례 제18조에 준공영제 갱신조항이 명문화되어 있는데, ① 준공영제는 3년마다 갱신하며, 갱신 여부는 운영위원회의 의결로 결정한다.② 운영위원회에서 갱신 중지를 의결하면 준공영제는 중지한다. 올해가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합의된 사항은 3년간 이해당사자들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약속이다. 이해당사자 간의 약속을 넘어 시민들과의 약속이라는 점이다. 신의성실의 원칙(信義誠實原則)은 모든 사람이 사회공동생활의 일원으로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지 않도록 성의있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법 원칙이다. 운영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토로하면서도 정작, 어렵다는 외침 속에 지원금이 얼마나 더 들더라도 합의사항이 지속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준공영제 추진협의회 첫 회의 때 안건에 대한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을 때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법적 권리를 주장하는 분이 당당히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해결하자고 했던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그만큼 준공영제 출범은 이해가 틀려 조율하고 합의해 가야 하는 중차대한 일들이었다.

준공영제에 참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은 합의 ⑬항 재정지원 상승 억제를 위해 '청주시와 사업자는 표준운송원가에 따른 재정지원이 상승하지 않도록, 대중교통 활성화 및 운송비용 절감 등에 대해 함께 노력한다'라는 조항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시의 노력뿐만 아니라 운수업체의 뼈를 깍는 자구책 마련도 필요하다.

어렵게 태동한 준공영제 시행으로 시민이 편리한 대중교통체계가 구축되고 있다. 올해 말에는 17년 만에 시내버스 노선이 시민수요에 기반하여 전면 개편을 준비 중이다. 시민이 편리한 대중교통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제 시행 1주기가 끝나는 3년 차이다. 제도적으로 많은 보완이 필요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갈 길이 멀다. 이해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일이다. 당장의 어려움과 이익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멀리 보고 가야 한다. 소탐대실하지 않는 이해당사자들의 합의 정신 이행과 시의 재정건정성을 확보하는 자구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이 박수받을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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