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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회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3.06.14 조회수 : 1,797

[2023. 06. 08.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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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 않은 대학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라곤 좁은 인도뿐이다. 인도보다 4~5배 더 넓은 차도, 조그만 틈새도 꼼꼼히 들어찬 자동차가 대학 교정의 풍경을 바꿔 버린지 오래다.

필자가 사는 동네도 마찬가지다. 늦은 저녁에 퇴근하다 보면 골목에서 곡예 운전을 해야 한다. 자동차와 자동차, 자동차와 사람 그리고 자전거의 교행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10년 전만 해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이제는 집 앞에서부터 위험하다. 초 6학년 아들과 자전거를 타려 해도 자동차에 싣고 하천변 자전거도로까지 가야 한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충청북도는 도로와 철도를 통해 도시 집중화를 가속하려 하고 있다.

도심을 통과하는 광역철도가 교통의 목적에는 유리할 수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 높다고는 하나 0.87에 그친다. 대략 사업비는 1조6천억원가량으로 충북 1년 예산의 5분의 1이나 소요된다. 세종시나 대전시와 경쟁하고 있는 청주시에는 인구를 늘리고 도시가 성장하는 호재일 수 있다. 

그런데 충북의 다른 시군은 어떻게 될까? 수도권 집중화보다 더 편중된 청주시의 경제와 인구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대청댐과 충주댐 상류의 규제로 인한 피해와 발전 저해를 해소하겠다는 중부내륙특별법 추진에 정작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또 소외되는 것은 아닌가? 면밀한 검토와 숙의가 필요하다. 

어쩌면, 충북 내 지역 불균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인구소멸을 우려하는 괴산군 등 농촌지역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농촌 인구가 청주시로 몰려들면서 자동차는 더 많아질 것이고, 자전거 출퇴근은 더욱 멀어질 수 있다.

청주시만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모를까, 균형발전이나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정책에 많은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국비 확보라는 달콤함을 위해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저당 잡히는 일이 될 것이다.

청주시의 단재고 설립과 관련해서도 시끄럽다. 서울의 명문대(?)를 많이 보내기 위한 명문고 설립에는 애를 쓰지만, 경쟁 사회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대안교육에는 관심이 없다.

마치 우리 자녀들의 인생 목표가 서울대 입학인 나라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생물종이 다양해야 건강한 생태계이듯 우리의 자녀들도 다양해야 지속가능하다. 서울대학교에 몰아넣는다고 성숙하고 건강한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해 말, 국가 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지역별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은 어떤 수치로 제시되는 목표가 되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돼야 한다.

경제성장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해야 할 위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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