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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방소멸대응계획, 백약이 유효해야 새글핫이슈
기고자 : 원광희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북일보 게시일 : 2023.03.16 조회수 : 3,028

[2023. 03. 12. 발간]

 [충북일보 - 오피니언 -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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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발표한 합계 출산율 0.78, OECD 국가 최저 수준 대한민국의 위기 시대로... 서울 0.59, 부산 0.72, 인천 0.75, 대구 0.76 ~ 세종 1.12, 전국 평균 0.78, 출산율 0.78명 시대 출산율의 저주가 시작되었다고 우려한다. 특히, 합계 출산율의 0.78% 시대를 견인하는 지자체가 서울을 비롯한 부산, 인천, 대구라는 데서 위기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가 발표한 '지방소멸' 발표 이후 고용정보원이 '2016년 한국의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발표할 때만 해도 심각성 보다는 해프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지표가 우리 실정에 부합하는 기준인지, 우리의 현실적 특성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등 '지방소멸위험지수'가 지역의 소멸 가능에 대한 위험을 과장시킬 개연성은 없는지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정부는 사태가 심각하다는 진단 속에 89개 지자체를 지방소멸대응지역으로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22년 6월 제정돼 올해 1월 시행된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에 따라 해당 지자체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기본계획을 6월 말까지 수립해야 한다.

수 많은 전문가의 경고에도 꿈적 않던 정부에서도 부처별 경쟁하듯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계획수립, 지역활력타운공모, 지방소멸대응 중소기업 지원강화, 인구감소 대응 신규사업 보고회, 안정적 정주환경조성을 통한 지방소멸 위기 극복, 지방소멸대응기금, 인구감소지원특별법 등등 제일 핫한 검색어가 된 인구감소 문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특히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이 눈에 띈다.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사업부처 성격인 다부처가 연계하여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의 문제는 특정 부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범정부 차원의 추진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부처별 업무협약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공모 절차를 운영하며, 지역개발사업 및 도시재생 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주거공급과 기반시설을,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지역활력타운의 다양한 협력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여가·체육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을, 농림축산식품부는 비도시 지역에 필수적인 농촌공동아이돌봄, 사회적농장 사업을, 보건복지부는 돌봄, 보건·의료 등 생활서비스에 필요한 노인맞춤돌봄,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노인일자리 사업을, 해양수산부는 지역활력타운이 어촌에 유치되면, 숙박시설, 해양산책로 등 경제·생활 기반시설 구축,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주자들이 직업 활동을 지속 할 수 있도록 일자리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처간 연계사업을 구상하여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감사원 조사 결과 3년간(2012~2014년) 수혜자 20~30%가 지역을 떠난다고 하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단편적이고 단선적인 지원은 뿌리를 내리고 자생력을 만들어 가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결국 종합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부처에서 추진하는 지역활력타운은 새로운 모델로 정착하여 한국의 지방소멸대응 정책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하루가 멀다 않고 들려 오는 지방소멸의 소식들에 지방은 불안하다. 얼마 전까지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대학의 존폐에 대한 대안으로 수도권으로의 이전이 주요 이슈와 관심사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젠 대학의 문제를 넘어 유초등학교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올해 충북지역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전원이 배치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충북 초등교원 합격자 수는 2018년 256명에서 2019년 160명, 2020년 161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 71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80명에서 올해는 74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는 89곳 지자체에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서 평가를 통해 정부지원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부터 지원법에 의해 지자체 인구감소지역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립된 기본계획에 의해 시행계획를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는 기본계획에서 전략 및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금사업, 연계협력 및 추진체계 등을 설계해야 한다. 특히, 기금사업을 마중물로 활용해 기존 국비·지방비 사업과 민간자본사업 등을 연계하며 효율성을 제고해야 지방소멸 대응 효과성이 나타날 것이다.

기금투자계획은 중장기적인 비전과 목표 그리고 전략 하에 지방소멸지역에서 탈출하는 방안을 강구 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특히, 다양한 부처의 협업이 필요한 사업이다. 이러한 협업이 선행돼야 현장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이 가능할 것이다. 교육청, 기업, 주민공동체, 행정 특히 보건의료복지 등과 관련된 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

지방소멸 문제가 세계정책연구소 전 소장 미셸 부커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위기를 알면서도 방치하다 맞이한 재앙'을 표현한 '회색 코뿔소'로 인식되듯이,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수립되는 투자계획의 내용을 보면 지방소멸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과학적 분석,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논의 등이 실종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지역마다 정주 환경이 열악해서, 일자리가 부족해서, 청년들의 활동 기반이 미흡해서, 접근성이 떨어져서 등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지역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원인이 다름에도 예산을 따기 위해 사업발굴 작업만 반복되지는 않는지 필자만이 느끼는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지방행정연구원의 인구감소지역대응센터를 중심으로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수립을 위한 지침이 시달되고, 지침에 의해 수립되는 기본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한 지자체의 대응이 뜨겁다. 경북도 인구정책센터, 강원도 지역균형발전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컨설팅단을 지자체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진단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추진체계와 지원체계가 작동하는지 지역의 인구소멸의 원인에 대한 진단 속에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는지, 광역계정과 지역계정간의 유기적인 연계성은 확보되고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할 시간이 없다. 혼란스러울 정도로 우후죽순 쏟아지는 정책들이 유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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