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타임즈] 서울은 집이 부족하고, 충북은 사람이 모자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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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자화상이다. 수도권에서는 집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고, 지방에서는 집은 남는데 사람이 모자란다. 아니, 사람이 없다. 정부는 수도권의 주거안정을 위해 대규모 주택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충북에서는 이미 지어진 집조차 주인을 찾지 못한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의 70% 이상이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혹자는 이를 불균형의 패러독스라고 한다. 충북도 예외가 아니다. 청주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농산촌의 인구감소는 심각하다. 청년이 떠나고 아이가 줄면서 학교와 상점이 사라진다. 사람이 줄어 일자리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 다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다. 빈집이 늘고 생활서비스가 줄어들수록 남아 있는 주민의 삶은 더욱 불편해진다. 더 역설적인 것은 집값이 싸다고 삶의 비용까지 싼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중교통이 부족하면 승용차는 필수다. 병원에 가거나 장을 보는 데에도 더 많은 시간과 교통비가 든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촌에서는 LPG나 등유에 의존해야 한다. 의료・교육・문화시설이 멀다면 그 거리를 메우는 비용도 주민의 몫이다. 수도권에서 집값이 삶의 부담이라면, 지방에서는 거리가 삶의 비용이 되는 셈이다. 교도소와 화장장 같은 기피시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립계획만 나와도 반발했지만, 이제 일부 지역에서는 일자리와 경제효과를 기대하며 유치에 나선다. ‘우리 동네에는 안 된다’는 님비가 ‘우리 지역에 와 달라’는 핌피로 바뀌는 것이다. 주민들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다. 사람이 떠나는 지역에서는 상주인구와 안정적인 일자리, 방문객의 소비가 절실하다. 기피시설의 비용보다 인구소멸의 비용이 더 무서워진 것이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수도권 집중 억제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럼에도 인구는 수도권으로 몰렸고, 이제 전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산다. 정책은 분산을 말했지만 현실은 집중으로 움직였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약속은 반복됐으나,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야 하는 구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막을 방법을 몰랐던 것일까. 규제가 부족했거나 시행착오가 반복됐다는 설명만으로 지난 시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집중을 우려하면서도 일자리와 기업, 대학과 병원을 수도권에 모으고, 다시 주택과 도로・철도를 공급해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해 왔다. 집중을 억제하는 정책과 집중을 가능하게 하는 투자가 함께 이루어진 것이다. 이쯤 되면 정책의 실패를 넘어 불균형을 방치해 온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물론 수도권 주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은 필요하다. 집을 짓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지방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문제는 수도권의 집 부족이 집중의 결과라는 데 있다. 사람이 몰리니 집이 부족하고, 다시 도시를 확장하는 순환이 반복된다. 반대로 지방에서는 사람이 줄어 교통과 의료・교육 서비스가 축소되고, 생활은 더욱 불편하고 비싸진다. 한쪽은 과밀을 해소하려 투자를 늘리고, 다른 쪽은 기존 시설조차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지방소멸 대응정책은 지방에서 살아갈 이유와 살아도 손해 보지 않을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좋은 일자리와 주거뿐 아니라 교통・의료・교육 등 기본적인 생활 여건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 수도권에는 집이 부족하고 지방에는 사람이 부족한 나라. 이제 집을 어디에 더 지을 것인가를 넘어, 어디에서 살든 삶의 기회와 비용에서 소외되지 않는 국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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