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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양극화는 왜 나쁜가 새글핫이슈
기고자 : 윤영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타임즈 게시일 : 2026.08.06 조회수 : 29

“친구의 주식 대박, 뇌는 칼에 베인 통증으로 느낀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신동아에 기고한 내용이다. 인간의 뇌가 타인의 성공을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라 실제 신체적 통증과 유사한 ‘사회적 고통’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한다. 내 계좌에 손실이 없어도 친구의 투자 성공담이 더 쓰라리게 느껴지는 이유다. 양극화는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경제학도 같은 결론이다. 사람은 절대적인 소득보다 상대적인 위치에 더 민감하다, 내가 얼마나 버는가보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더 버는지가 행복을 좌우한다, 그래서 양극화는 단순한 분배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키고 공동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험이다.


  역사는 이를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로마제국 말기의 대토지 집중은 중산층을 붕괴시켰고, 프랑스혁명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이 폭발한 사건이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포퓰리즘이 확산되는 배경에도 심화되는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웃돌면 부의 집중은 심화되고 민주주의와 사회통합이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국가는 가난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공정에 대한 믿음을 잃을 때 흔들리기 시작한다.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청주의 30평대 아파트는 대부분 5천만~7천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 어머니가 거주하시는 아파트가 1억원 안팎인 반면, 복대동 지웰시티의 30평대는 8억~9억원에 이른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산의 격차는 이미 10배 가까이 벌어졌다. 문제는 집값 상승이 아니다. 언제 어느 지역에 집을 마련했느냐에 따라 자산이 수억원씩 달라지고 있다는 거다. 노력보다 출발선과 위치가 미래를 결정하기 시작한다면 양극화는 경제문제를 넘어 사회적 신뢰의 문제가 된다.


  양극화는 산업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같은 첨단기업은 막대한 부를 창출하지만 그 과실은 특정 기업과 소수 인력에게 집중된다. 기술의 발전이 생산성의 격차를 만들고, 이는 다시 소득과 자산의 격차를 확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충북의 현실은 더욱 복합적이다. 충북 제조업 비중는 전국 최고 수준이나,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내수 중소 제조업이 대부분이다. 이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임금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졌고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산업 육성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지역 서비스업은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비중이 높고 고부가가치 전문서비스업 기반은 아직 취약하다. 수도권으로 자본과 청년이 빠져나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것이 충분한 해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양극화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 희망의 문제다. 사람은 가난해서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믿는 순간 절망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나 성장하느냐보다 성장의 과실을 누가 함께 누리고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사회는 선택과 집중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노력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품을 수 있는 사회다. 돈의 격차보다 더 무서운 것은 희망의 격차다. 양극화는 성장의 부산물이 아니라, 방치하면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잠식하는 가장 위험한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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