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일보] 충북도 벙커, 이제는 합리적 재배치의 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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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는 인원과 물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공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충무시설」로 지칭한다. 유사시 지방정부의 필수 기능을 유지하고 도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상대피시설이다. 충청북도는 50여 년간 도청 인근 지하 벙커를 충무시설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민선 8기 '문화의 바다' 전략에 따라 2023년 기존 벙커를 문화공간으로 전환하면서, 현재는 충북연구원 지하 주차장 일부를 충무시설로 마련하여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현 임시 충무시설이 행정안전부 훈령에서 정한 충무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충무시설은 방폭·환기·양압·가스 차단 등 엄격한 시설 기준을 갖춰야 하지만, 연구기관 지하 주차장을 임시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충청북도의 임시 충무시설 설치 절차와 시설 수준이 「비상대피시설 설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으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충청북도가 안보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임시 충무시설의 설치·운영 기간도 이미 종료됐다. 충청북도가 충북연구원과 협의한 운영 기간은 2025년 6월까지였다. 임시 운영기간 종료 후 충청북도 충무시설 소관부서에서는 도청 인근 관사를 철거하고 기후대응위기센터를 신축해 그 지하에 영구 충무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충청북도 기후대응위기센터 건립 자체가 현재까지도 불확실하다. 관사 부지는 충무시설 입지 기준에도 부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비상시 신속한 지휘체계 유지를 위해 본청과 충무시설의 지하 연계를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관사 부지는 본청과 떨어져 있어 이를 충족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제 민선 9기가 출범했고, 충청북도 충무시설의 재배치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충무시설은 유사시 지방정부의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시설이지만, 설치에는 약 5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더욱이 국비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전액 도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따라서 단기와 장기를 구분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의 임시시설보다 적합한 공간으로 이전해 충무 공백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영구 충무시설 조성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현실적인 단기 대안은 기존 벙커를 충무시설로 다시 활용하는 것이다. 정부도 비상대피시설을 평시에는 문화시설, 회의실, 교육장 등으로 겸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시에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유사시에는 즉시 비상 지휘시설로 전환하는 운영체계라면 공간 활용과 안보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기존 벙커도 노후화와 지하 이동체계의 한계가 있어 영구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향후 청사 계획과 연계해 본청과 연동되는 영구 충무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재정 여건상 즉시 추진이 어렵다면, 민선 9기 동안 적정 입지와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 중장기로 추진하는 방안이 대안 일 수 있다. 충북의 충무시설은 더 이상 임시방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정된 재정 속에서도 안보라는 기본 가치를 지키면서 공간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해법이 필요하다. 안보와 재정 여건이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 재배치를 통해 도민의 안전과 행정의 연속성을 함께 확보해야 할 때다. 모두의 지혜를 모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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