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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타임즈] 나는 ‘K자형’ 경제 하단부에 있다 새글핫이슈
기고자 : 윤영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타임즈 게시일 : 2026.06.25 조회수 : 30

[2026. 06. 25. 발간]

 [충청타임즈 - 오피니언Ⅰ - 타임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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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들은 이를 ‘K자형 경제’라고 부른다. 위로 향하는 선은 자산과 소득이 증가하는 계층이고, 아래로 향하는 선은 그렇지 못한 계층이다. 문제는 이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점점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처럼 금값이나 미국 국채가 무조건 오르지 않는다. 안전자산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전쟁은 에너지 가격과 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든다. 높은 금리는 결국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보다 빚이 있거나 현금 흐름이 부족한 사람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과거에는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가 내려가고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시장이 균형을 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각국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고, 중앙은행은 물가를 걱정한다. 경기침체 우려가 있어도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한다. 경제의 자동 안정장치가 고장까지는 아니지만 무언가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곳은 AI, 반도체, 플랫폼 기업 등 글로벌 자본이 집중되는 분야다. 자금은 실물경제보다 미래 성장 산업과 금융시장으로 몰린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상승의 과실을 누리지만, 자산이 없는 사람은 물가와 금리 상승만 체감한다.

   충북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상황이 더 녹록지 않다. 수도권은 인구와 자본, 기업이 계속 모여드는 반면 지방은 청년 유출과 소비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도 수도권에 집중된다. 같은 경제성장률이라도 지역별 체감 온도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니 경제가 좋다”는 말은 많은 사람에게 공허하게 들린다. 주식 계좌가 없고, 서울에 집도 없고, 대기업 임금 인상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성장은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K자의 아래쪽에 있는 사람들은 성장의 소식을 뉴스로만 접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도 양극화 해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AI는 생산성을 높이겠지만 동시에 고소득 전문직과 자본 보유자에게 더 큰 이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지방의 활력을 약화시키고, 국가 재정은 점점 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과거처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지방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교육과 기술 훈련의 기회를 넓히며,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아니 그렇게 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는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니라 경제 구조의 변화 가운데 서 있다. K자의 위와 아래가 점점 멀어지는 시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의 숫자는 커질지 몰라도 사회의 불안은 더욱 깊어질 거다.

   나는 K자 경제의 밑에 있다. 주식도 없고, 지방에 산다. 어쩌면 그래서 지금의 경제를 가장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다. 성장의 환호보다 먼저 그 성장에서 멀어져 가는 사람들을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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