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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리뷰] 축복 뒤에 그림자 ‘산후우울’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박민정 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리뷰 게시일 : 2026.03.25 조회수 : 16

[2026. 03. 25. 발간]

[충청매일 - 칼럼 - 박민정의 함께 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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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실제 출산 후 1년 이내에 의사에게 산후우울 진단을 받은 산모는 6.8%에 불과해, 경험과 진단 사이의 심각한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대다수 산모가 겪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이 의료 체계 내의 진단과 치료로 보다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공공 차원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둘이 울면 숨이 막혀요"


이러한 수치가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실제 다태아를 출산한 산모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고충은 상상을 초월한다.


"쌍둥이를 낳고 집에 온 첫날부터 전쟁이 시작됐어요. 한 아이가 겨우 잠들면 다른 아이가 깨서 울고, 밤낮없이 이어지는 수면 부족에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죠. 거울 속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이유 없이 눈물만 쏟아지는데, 이게 말로만 듣던 산후우울증인가 싶어 덜컥 겁이 났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막막해서 그저 혼자 견뎠습니다."


실제로 산후우울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양육 부담'과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출산 후 신체적 건강 상태'가 꼽혔다. 또한 2024년 조사에서는 '혼자 자녀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나 '가족의 지지 부족' 등도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해, 산후우울이 단순한 개인의 호르몬 변화나 감정 문제를 넘어 돌봄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된 거대한 사회적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태아 출산 1위, 충북


특히 우리 충북이 마주한 현실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특수하고 무겁다 충북은 2021년과 2023년, 그리고 2024년에 걸쳐 다태아 출산 비중 전국 1위를 기록하며 다태아 출산이 유독 고착화된 지역이다. 문제는 다태아 산모의 우울 척도(EPDS) 평균 점수가 10.62점으로, 단태아 산모의 9.25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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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수준의 다태아 출산율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산후우울 고위험군을 구조적으로 양산하는 환경이 되고 있다. 우울감은 높지만 실제 유병률 진단은 낮게 나타나는 충북의 불일치 지표를 고려할 때, 다태아 출산 특성과 결합된 산후우울 위험은 실제 현장에서 과소평가될 우려가 있으므로 선제적인 발굴과 밀착 관리가 요구된다.


양적 확대, 공공 인프라 한계


현재 충북의 지원 인프라는 산모들의 깊은 고통을 온전히 품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충북에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광역 단위의 공공산후조리원이 전무하여 산모들의 민간 시설 의존도가 지극히 높다. 게다가 민간 산후조리원 기본 이용료는 2018년 평균 220만7000 원에서 2024년 286만5000원으로 약 30%나 크게 뛰어올라 산모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5년간 충북 내 산후 및 다태아 관련 사업과 예산이 양적으로는 크게 확대됐지만, 정작 대다수 산모가 머무는 '민간 산후조리원'과 심리 지원을 담당할 '정신건강복지센터' 간의 공식적인 연계망이 없어 퇴소 후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로 제때 진입하지 못하는 공공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연계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생존 넘어선 돌봄, 맞춤형 관리


이제는 충북의 뚜렷한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한 질적 심화 전략과 맞춤형 산후 관리 체계가 시급히 가동되어야 한다.


첫째, 민간과 공공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촘촘한 정신건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 확대된 예산을 적극 활용하여, 산모가 민간 산후조리원에 머무는 동안 전문가의 선별검사와 심리 상담을 받고 필요시 즉각적인 치료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공식적인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


둘째, 다태아 가정 등 고위험군에 대한 맞춤형 조기 개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충북의 핵심 특성인 다태아 출산 가정을 산후우울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제 지정하고, 이들의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돌봄 인력 추가 지원 및 전용 상담 프로그램 등 특화된 대책이 절실하다.


셋째, 장기적으로 공공성을 갖춘 산후 돌봄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충하되 단기적으로는 민간조리원 이용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충북형 산후조리 바우처' 도입을 적극 검토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엄마 건강, 행복한 ‘충북’


산모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웃을 수 있어야 아이도 올바르게 성장하고 나아가 충북의 미래도 밝아진다. 산후우울은 산모 개인의 정서적 고통을 넘어 아동 발달과 모자 애착 형성 등에 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거대한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다.


단순한 보편적 지원을 넘어서, 충북만의 다태아 가정 지원과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 그리고 현실적인 경제적 지원을 촘촘히 결합한 '충북 맞춤형 정책 패키지'가 조속히 마련되어 지역 산모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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