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 ‘워라밸’을 뛰어넘는, 지속가능한 기업의 선택 - 충북, 2025년 가족친화인증 기업 500개 이상 ‘확대’ | |
[2025. 05. 07. 발간] [충청매일 - 칼럼 - 박민정의 함께 크는 이야기] 하지만 이제는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근로자 스스로’가 아닌,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워라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바로 그 전환점에서 우리는 ‘EFG 경영(환경–가족–지배구조)’이라는 새로운 키워드에 주목하게 된다. 특히 초저출생과 인구감소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기업의 역할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충북의 ‘인구위기’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충청북도 역시 0.89명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 여성의 경력단절, 지역 내 일자리 부족 등의 문제는 충북도민들의 출산과 가족 형성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다. 2024년 상반기,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해 출산율이 다소 반등했지만, 장기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변화는 기업의 역할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기업의 ESG 경영을 넘어 ‘EFG 경영’으로의 구체화가 절실해지는 이유다. EFG 경영은 인력 부족이 일상이 된 ‘뉴 노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ESG 경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업이 앞서 ‘근로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문화 조성’, ‘성평등한 일자리 환경 및 장시간 근로 관행의 개선’ 등을 실천하여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다. EFG 개념은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024년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처음 공식 제안하면서 공론화되었으며, 이후 서울대 홍석철 교수가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보다 구체적인 전략으로 발전시켜 발표한 바 있다. 가족친화경영 ‘필수’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는 단지 생산성과 효율성 차원을 넘어선다. 출산율 저하는 장기적으로 소비 축소, 인력 부족,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며, 이는 곧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특히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이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인구구조 변화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일·가정 양립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직장문화, 성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과 장시간 근로 관행의 개선 등은 더 이상 부수적인 의제가 아니라 핵심 경쟁력이다. 정부 제도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며, 기업은 이를 넘어 자율적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가족친화적 문화를 주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가족친화경영은 선택이 아닌 기업의 필수 전략이 되었다. 기업이 가족친화적 경영을 실천하고,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것이 곧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일·가정 양립 ‘전략’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으로는 유연근무제 확대, 가족 돌봄 지원, 시간제 정규직 확대 등이 있다.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사용 시 불이익이 없도록 인사제도를 전면 재설계하고, 직장어린이집 외에도 아이돌봄 바우처, 방과 후 돌봄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에 기업이 참여하거나 연계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특히 육아기 여성에게 풀타임 외의 근무 형태를 보장하는 것은 경력 단절을 막는 핵심 대안이다. 실제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다국적 기업들은 이직률 감소, 직원 건강 증진, 생산성 향상 등 EFG 경영의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충북형 가족친화정책, ‘가족친화인증 500+’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충청북도는 ‘가족친화인증 50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인구절벽에 따른 지역소멸을 예방하고,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웃는 충북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충북은 가족친화인증제도 설명회와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참여 기업을 발굴하며, 인증 기업에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충북도는 기업이 원하는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개선함으로써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 기준에는 자녀 출산·양육·교육 지원, 탄력근무 운영, 근로자와 부양가족에 대한 지원,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최고경영층의 관심과 의지가 포함된다. 2024년 충북 내 가족친화인증 기업은 361개였으며, 2025년에는 50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충청북도형 EFG 경영의 대표 사례이자, 기업과 지역이 함께 일·가정 양립을 실현해가는 실천적 모델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충북, 지속가능한 ‘미래’ 선택 충북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가족친화 컨설팅 및 인증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단지 중심의 공동 돌봄 인프라와 가족친화기업지원센터와 같은 지역 거점을 마련하며, 지자체–기업–공공기관이 협력하여 청년 정착, 여성 고용, 경력단절 예방을 통합 설계한 정책 패키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근로자 개인이 혼자 워라밸을 외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기업과 지역이 함께 일·가정 양립을 실현해야 한다. 충북이 인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사람과 기업이 머무는 지속가능한 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이 근본적 전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선택하고 실천하는 방향의 결과이며, 그 선택은 바로 기업이 먼저 변하여 일하는 사람들이 가정과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 원문보기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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