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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매일] 속도보다 방향 새글핫이슈
기고자 : 배명순 수석연구위원 신문사 : 충청매일 게시일 : 2024.06.06 조회수 : 333

[2024. 06. 06. 발간]

[충청매일 - 오피니언 - 배명순의 the 생각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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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려는 욕심에 엉뚱한 방향으로 가느니, 가시적 성과는 없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큰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래야 매번 반복되는 전(前) 지자체장 색깔지우기로 시간과 예산과 노력이 낭비되는 어리석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방향만 올바로 정해진다면, 그곳으로 가기위한 전략과 수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민선 8기 충북의 1호 현안이었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2년을 앞둔 지금, 방향을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내륙 한 가운데서 바다 대신 대형 인공호수 3개를 가지고 있는 충북은 전체 면적의 60% 이상이 댐 상류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토지의 활용에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수원의 규제를 함부로 해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늘 갈등이 발생한다. 같은 수자원이지만, 바다의 경우는 다르다. 바다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어족자원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지역주민들도 적극 동참한다. 오히려 주민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4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는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이(주로 토지이용 규제 방식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을 오히려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정부의 물관리정책에 주민들이 동참하기 어렵고, 정부-지역 그리고 상류-하류의 사회적 갈등이 커져만 가고 있고, 정부의 물관리정책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수자원이니 댐 상류의 주민들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책은, 40년 전에는 가능했겠지만, 이제 더 이상 시대 상황에 걸맞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유람선을 띄우고 근사한 호텔을 짓는 것도 지역주민의 삶과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호응을 얻지 못한다.

 호수의 환경보호와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 이 두 가지는 함께 갈 수 없는 것일까? 쉽지는 않지만 우리보다 먼저 성공한 사례는 여럿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일본의 비와호와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가 공유하는 보덴호이다. 이 두 호수는 상수원으로 사용되면서도 주변에 많은 도시와 관광지가 있다. 심지어 대형 유람선도 운항한다. 과거 좋지 않았던 호수의 수질도 이제는 깨끗하게 변했다. 

 이 성공적인 성과의 공로자는 비와호의 ‘비와호환경과학연구센터’와 보덴호의 ‘보덴호국제수자원보호위원회’이다. 이들이 수십 년간 걸어온 길을 잘 되짚어 본다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댐 상류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어떤 방향만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민선 8기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게 될 것이다. 

  남은 2년. 방향만이라도 제대로 잡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산이 아닌가벼!’가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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