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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충북특별자치도 담론을 넘어, 한국형 연방제 무대 쌓아야 새글핫이슈
기고자 : 홍성호 선임연구위원 신문사 : 충북일보 게시일 : 2026.01.22 조회수 : 148

[2026. 01. 22. 발간]

[충북일보 - 오피니언 -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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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서는 대전·충남이 행정구역 통합법안을 발의했다. 대전과 충남은 본래 하나의 지자체였다. 1989년 충청남도에서 대전시가 분리됐다. 중앙집중에 기반해 지방 거점도시를 떼어내 키우는 전략이 신앙처럼 추앙받던 시대다. 이후 충남은 일반도, 대전은 광역시로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한 세대가 지나 지방 소멸이 체감되는 시대에 다다르니, 그때의 신앙이 미신이었기에 다시 통합으로 나서자는 카드가 나왔다.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이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시 이외 지역이 주변화되는 현재의 시국이다. 당장 충북은 통합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자강의 길을 갈 것인지 선택 시점에 몰렸다. 예컨대 제로섬 게임인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물량이 특별시에 우선 배정될 판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충청권 대통합은 불가능하다. 행정통합은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기대와 달리 통합 후 인구가 감소했고, 지역 간 불균형이 오히려 고착화되었다. 통합 이후 주민의 삶의 변화와 지역의 비전에 대한 공론화 없이 충청권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

무게 중심은 특별자치도 전환을 통한 자강론에 쏠리고 있다. 이미 제주·강원·전북은 특별자치도로서 자치권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그간 충북도는 중부내륙 특별법을 통해 특별자치도가 갖는 실익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한 축으로 광역통합에 의한 통합특별시 출범이 가시화되고 다른 축으로 특별자치시도 연합이 등장하면서 여건이 생경해졌다. 이제는 충북특별자치도 설치가 불가피하다. 불이익은 면하고 연합의 실리는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합과 자강의 이분법적 선택에 대한 정답을 내면서도 여전히 마음은 불편하다. 지금의 강요적 선택이 자칫 지방자치단체를 「스프링벅(spring buck)」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어 파국적 결과로 귀결되는 경우를 스프링벅 현상이라고 지칭한다. 아프리카 사막의 산양인 스프링벅은 무리가 커지면 풀을 먼저 먹기 위해 서로 앞서 달리기 시작하고, 이 경쟁이 반복되다 보면 왜 달리는지도 모른 채 집단적으로 질주하다 절벽에 이르러 추락하고 만다. 원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경쟁만 남아 파국에 이른다.

이 지점에서 충북특별자치도 논의가 더 큰 국가적 담론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특별자치도 혹은 통합특별시는 중앙의 재정확보 정도의 수단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산업·교육·도시·복지 정책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질 수 있는 무대여야 한다. 더 나아가 이는 단일국가의 틀을 유지하되 지방에 연방국가 수준의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이른바 한국형 연방제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현행 중앙집권 국가 구조 아래에서는 개별 지방정부가 더 이상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지방정부로 연방제에 준하는 수준으로 권한과 재정이 이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간 합종연횡을 넘어 지방화 연대가 강고해져야 한다. 충북의 특별자치도 설치 논의가 한국형 연방제 구상을 조정하는 무대와 함께 쌓이기를 기대한다. 스프링벅과 다른 길을 열어 갈 때 진짜 지방화의 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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